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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과 탄생의 교차점

헬스가이던스 By 이정현 2023. 3. 29. 02:30

밤공기 차가운데 소리없이 귀가길 벚꽃은  
밤바람맞으며
존재감이  눈이 시리도록
한참동안이나 내 발걸음을 멈춰서게 한다


피는 시기가 짧아서 벚꽃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없다

피천득 시인은 나이 마흔에
봄꽃을 만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삶을
누린다라고 하셨던 것같다

원숙미가 깊어지는 상선약수의 삶을 지향하는
나 또한  성한 두발로  뚜벅뚜벅 집을향해가다가

맑은 밤거리 멀리 떠있는  상현동의 상현달님과
눈부신 벚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했다

가끔 그대의 안부 또한 궁금하다
무소식이 희소식인지도 모르겠다



딸아이의 생일은
친할아버지의 추도식으로 시작된다


태어날 자라난 동안
눈에 넣어도 안아플 손녀딸에게
아버님은 애정어리게 살피시고 예뻐하셨다

조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딸의
조부님에 대한 애틋함도 남다르다



매번 유교식 제사문화에서
변형된 어색한 종교의식이지만

어머님의  나홀로  찬송가와 주기도문에
아멘의 추임은  타 종교에 존중하는
나의 기본 에티켓이란 생각이 들었다

상대를 존중해야 나 또한 존중 받는 세상의 이치를
이기적이고 일방적으로 자신의 종교만이 진리라는
좁은 아집을 함께 내려 놓았으면 한다

인파 많은 거리에서 전단지 안받으면
내 뒤에서주 예수그리스도를 믿지않으면...
연거푸 고성으로 가르친다

그대나  천국가시죠 ~...
역반응은 나의  종교적인 존경심이 잠시 실추되는
상황이 곤혹스럽다

노곤한 일터의 일정을 소화하느라
잠든 나를 기다리던
딸아이와  밤 12시 10분전에서야
생일 케익과  와인으로  축하할 수 있었다


아직도 품안의 아장이던 아기같기만 한데
와인을 함께 하는 술친구로 이어가는 상황이
조금은 혼란스럽다



자다일어나 주방정리며 세탁이며 일이 많았다

주방선반을 정리하다가 오래된  향 한박스를
발견했다

아버님 기일이라 아버님께 감사의 기도와
아픈 이들을 치유할 수 있는 명분있는 걸음마에
힘을 주시길 희망했다


친정아버지 기일에  산소에서 교무님은
이런 말씀을 전해주셨다

아버지는 어느 불사의 주지승이였고
우리 자식들은 수도승의 인연이었을거라고
말씀주신 분이 있었다 한다

그런것 같다
전생의 나 또한 불도 나 선도를
닦은 이력이 있지않고서야

이렇듯 아픈상처를 가지고도
아픈 내 이웃을 챙기려는 행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싶다

작은 향기로운 촛불처럼 향을 피우듯
향기로운 삶을 살아가고 싶다

넓은 주방을 무릅꿇고 걸래질하며
불교에서  보살의 의미를  생각해 보았다

내게 아주 풀기 쉬운 화두였다

보살피라고....보살이네

나의 욕심을 내려놓으면
사람들이 이뻐보이다던 내게
독서모임에서 멘토같은 그분의 말씀이
정많은  나를 헤아려 주는 듯 하다

고기동 미니샵에서
반가운 친구와 치유를 향한 행보에

놀 친구없는 딸아이를 외롭게 둬서 미안한 생각이
든다     내일은 오늘 못한 아쉬움을 챙겨야겠다


https://youtu.be/BcABa7XC1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