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아 / 慧堂 이혜연
머지않아 빗발이 흩날리고
눈발이 코끝을 스치더라도
뿌리깊은 당신의 잔재쯤은
무심히 넘겨질 새벽이 오겠지요
머지않아 아우르는 법을 깨닫고
아픈 과거의 나조차도 품을 줄 아는
조금은 넉넉해진 저녁나절을
잠시 즐길 날이 오겠지요
오래지 않아 당신의 무거운 이름
가슴언저리 고되게 가라앉아 있어도
때때로 미소지을 수 있는 그리운 시절
한 때라고 웃을 날이 오겠지요
제법 단단해져 갑니다
이따금씩 눈 덮힌 언덕이 그립고
아주 가끔씩 횃대비 때리는 어두운 하늘이
그립더라도 그 마음도 구름처럼 흘러 갑니다
겨울이 가면 봄이 다가오듯
하이얀 바람 가득한 겨울 풍경으로
마음을 달래가며 하늘을 품어 봅니다
나름대로 괜찮은 하루 하루가 지나갑니다
코아트밴드(최혁재님)글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