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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현공원 친구들의 사생활

헬스가이던스 By 이정현 2023. 1. 17. 19:43


https://youtu.be/wv_oM2S5FhA

가끔은 남들이 평범하게 누리는 일상을
부러워하며 살았다

주말이나 평일에도
혼자서 산책하다가 번뇌를 잊게하는
벗들이 있어 숨죽이며

조류학자라도 된듯 우쭐한 기분으로
폰에 담으며...그들의 사생활을 엿 보았다


생전 처음보는 냇가의 까치의
깔끔떠는 목욕장면이 신선한 볼거리

두마리의 까치 중
한마리가 냇가에서 멱을 다 감은 후에
도롯가의 전봇줄에 앉아 몸을 말리고 있을 때

기다리던 까치가 이어서 씻고
그의 곁으로 날아간다



갈수록 화려한 상현공원의 봄 벚꽃축제는
어느 이름난 벚꽃 명소가 부럽지 않고


공원에서 대낮부터 사랑 나누려는
평화로운 비둘기 한쌍은
밴취에 앉아 쉬고있는 나의 질투를 사기도 한다

한여름 길가 중독성 있는 단맛의 아이스크림🍦에

욕심부리며 평화의 상징임을 잊어버리고
닭둘기인지... 비(非)둘기인지...

도시의 미운둘기 변한 모습 또한
욕심챙기는 인간사 같다

소실봉에서 내려오다가 청솔모의 빠른 움직임에
잠시 번뇌를 잊고 눈앞에 벌어진 상황에 집중하기도!


공원에 집나온 🐰 토끼의 안부가 걱정되기도...
그 토끼는 잘 살아 있으려나?

가출한 토끼인지 버려진 토끼인지 알 수없다




바람치는 벚꽂 날리는 봄날에도
휘엉청 뜬 보름🌕달의 쓸쓸함에
이태백도 울고갈 만큼
서럽기까지 한 가을밤에도

20년 나이를 먹고 어린나무들이 우거져
밴취에 앉아 🍂 가을 시 한수 읇조리고 싶은 곳



내 삶의 애환을 늦밤
작은 혼창으로
쓸쓸함을 달래기에 딱 좋은 우리동네이다



젊은 청춘들과 가족단위로 찾는
작은 🍢 꼬치집에서 혼술을 해도
크게 불편하지 않고


교회 앞 정류소옆에는
여름즈음의 살구나무 그늘과
초가을 모과나무의 설레임으로 기분좋고

밤의 술문화에 살짝 번잡한 우리동네에
술이 익듯이 정들고 나이들고 익어가서
편하게 느긋해진 이곳은

나와 이웃의 세월을 대변하는 듯하다






삶의 고단함은
양면으로
내게 중첩된다

문둥이가 꽃처럼 붉은 울음을
토해낼 듯 한 밤을 서성이며

천국과 지옥의 갈림에 서서
한없이 나는 작고 초라해진다

밤 늦도록 백년 전 그때의
쟁반같은 달을 보며
나를 돌보는 한가위 가을밤

<휘엉청 뜬달이 내 고향같아라!
어디에 있든
나를 살피는 친가 어머니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