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사는 게 바빠 오랜세월 연락도 자주 못하다가
한달에 한두번 인연 끝어지지 않을 정도의
안부를 묻곤한다.
사슴같던 옛모습은 찾기힘든
시집의 일을 머슴처럼 해내는 친구가
내게 명절 선물로 손수 농사한 흑곶감을 보내왔다
달달한 맛을 보며
그 친구의 감농사의 노고와 함께
잠시 학창시절의 향수를 불러왔다
고등학교 시절 , 고2... 서울에서 전학 온
키도 크고 특히나 웃는얼굴과 볼조개가
이쁜아이는 나를 설레게 했었다
손을들어 내 빈자리를 내어주며 빨리 친구가
되고 싶어 반겼다!
어쩜 사람이 꽃처럼 이쁘다는 그런느낌?
한번씩 웃을 때마다 꽃처럼 이뻤으니까!
달달한 울림의 목소리
솜씨좋은 금손의 소유자
활달한 성향에 그녀는
소심하고 내성적인 나에게 조금씩
긍정적인 변화를 주었다
꾸며쓰듯 나오는 지금의 글씨체는
도시감각의 친구의 글씨체를 따라하다가
굳어진 것이고
뜻 밖에 그 친구는 나의 쭈삣한 글씨체를
닮고 싶어했다.
어제 보고 싶은 형님과
흑 딸기와의 숙취에 힘든 새벽녘....
물컹한 흑곶감은 속쓰림 가라 앉혀주면서
헛텃한 내 마음까지 편안하게 해 주었다
니체와 박경리선생님의 필사노트를 보내주며...
날 풀리면 보러가겠다고 고마운 마음메세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