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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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현대화되면서 대가족이 핵가족화되고,
집단문화보다는 개인문화가 익숙해지는 흐름이
사회의 전반에 있고,
개인화되어진 문화가 익숙해지면서
과거 우리네 부모세대의 공동체문화는
조금씩 사라져가는 듯하다.
전체보다는 개인이 중요해지는 것 역시 문화적
단면으로 자리잡았다.
이해와 공감의 품격/김영재님 작성글
혼밥, 혼술과 같은 용어가 친숙해졌다.
우리나라와 일치하지는 않지만, 앞서 갔다는 일본의 경우 홀로 외로이 죽어가는 것을 의미하는 '고독사(孤獨死)'라는 용어가 일반화된지 오래다.
고령화된 사회에서 홀로 살아가던 사람이 아파트에서 죽은지 몇달만에 시체썪어가는 냄새로 인해 발견되는 경우가 잦아지다보니
정기적으로 노인들에게 전화를 들려 그들의 생사를 확인하는 복지사가 있을 정도다.
이런 사회적 현상으로 인해 '고독사(孤獨死)'에 대한 두려움이 커졌고, 이는 비단 노인들에게만 국한된 일이 아니라, 청년 고독사라는 용어 또한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고독(孤獨)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씩 사회전반에 자리잡아가는 듯한 느낌도 든다.
그러나 고독이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전에 한 회원이 <학문의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언급했듯,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고독에 대한 이해는 긍정적이다.
"영어에 loneness(고독)와 loneliness(외로움)라는 단어가 있다. 이 두 단어의 뜻은 상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명확히 서로 대립하는 것이다.
loneliness는 loneness로부터 도망치려고 하는
인간의 감정을 나타낸 말이다.
loneness를 잃었기 때문에 loneliness가 생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loneness를 확고히 갖고 있으면, 좋아하는 사람이나 싫어하는 사람, 어떤 삶과 어떻게 접하더라도 loneliness를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 나의 신조이다."
- <학문의 즐거움>중에서..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말을 조금 더 정확히 하자면,
공동체문화가 잘 발달한 우리의 문화의 언어, 한글에서는 고독은 부정적인 의미로만 쓰이지만,
영어에서 고독이라는 단어는 외로움을 의미하는 loneliness, 타인과의 분리로서의 혼자됨을 의미하는 loneness, 혼자 있음의 즐거움을 나타내는 solitude가 있다.
나는 즐거운 고독을 의미하는 solitude에 대해
말하고 싶은데, 이를 위해 먼저 우리의 고독에 대한 이해를 먼저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사는 공동체사회에서 관계가 중시되고 혼자 행동하는 것의 비효율성이나 독단스러움을 강조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고,
공동체의 질서를 위해서라도 고독의 즐거움을 표현하거나 장점을 언급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반면, 서부 개척을 해야 하는 영어권에서는 개척자를 높이 평가해야 했고, 개척자에게 필요한 고독의 장점이나 즐거움을 강조했을 것이다.
이런 역사적 차이에서 자연스레 고독에 대한 문화적 이해 차이를 만들어냈는지도 모르겠다.
개척자는 새로이 맞이하게 되는 세상과 환경이 낯설 것이고, 이 과정에서 두려울수도, 확신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도 경험하게 되겠지만,
그것이 그들을 막아설 수 없는 이유는 그들이 고독이 주는 즐거움과 자유를 충분히 알기 때문이다.
고독 solitude는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하기 위해 실패를 반복하며 보낸, 긴 시간을 홀로 보냈던 '고독'이고, 상대성이론을 완성하기 위해 수많은 시간을 홀로 보냈을, 어쩌면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혹은 앞으로도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를 그 무엇을 찾기 위한 즐거운 고독이다.
이 과정에서 무수히도 겪게 되는 실패는 실패로 끝나지 않는 성공을 위한 과정임을 알았기에 고독은 그들에게 즐거움이었던 것이다.
이와 달리, 공동체문화에 익숙해져 고독의 즐거움을 배울 기회가 없는 이들에게 고독은 외로움이고,
타인과의 분리는 두려움이고 불안일 것이다.
서정윤 시인이 <홀로서기>에서 언급했듯이 타인과의 관계는 홀로선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타인과의 만남을 통해 홀로서기의 온전함을 찾으려 한다.
혼자서는 불안하고 두려운 것이다.
그들에게 고독은 두려움이고 불안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홀로선 서로를 응원하거나 존중하는 것은 그들에게 없는 개념이다.
외로워서 연애를 해야하고,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 결혼하고 노년의 안정을 보장받아야 한다.
결혼생활이 아니라 하더라도 불안과 두려움은 헤어질 수 없게 만든다. 홀로 설 수 없는 사람들..
고독의 즐거움은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한다.
고독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은 많이 떠벌이고 지껄여대도 해소되지 않는 공허함이 침묵만으로도 충분히 채워진다는 것을 안다.
자신의 말과 행동을 돌아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피할 수 있게 도와주고, 타인을 속임으로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부끄러움을 선택하지 않는다.
고독(solitude)은 자신과의 대화이며,
자신을 조금 더 자신답게 만들어가는 것이기에
스스로의 위로인 셈이다.
고독은 홀로서기가 가능하게 하며,
홀로 선 타인과 같은 방향을 함께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필요조건인 셈이다.
좋아하는 시(詩)중,
정현종 시인의 '섬'을 적어봅니다~~♡
섬
- 정현종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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