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통의 심리학’에서 인상적인 에피소드를 발견했다.
야영을 하던 두 사람이 숲속을 걷다가 커다란 곰을
만났는데,
둘 중 한 명이 갑자기 등산화를 운동화로 갈아 신기
시작했다.
그를 지켜보던 다른 한 명이 그런다고 곰보다 빨리
뛸 수 있을 것 같으냐고 야유하자, 그 친구가 말했다.
“곰은 이길 필요 없어. 너만 이기면 돼!”
제 아무리 비교하지 말자고 다짐해도 인간은
타인과 비교해 자신의 위치를 확인한다.
그러므로 최선을 다하라는 말은 인생의 해법일 수 없다.
끝도 없이 노력할 순 없으니 가이드라인은 하나,
내 옆의 경쟁자보다 잘하는 게 답이다.
뉴요커인 한 만화가는 이런 심리를 “내가 일등석을
타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아.
내 친구들이 이등석을 타야지!”라고 표현했다.
24시간 연결 사회에서 타인과 비교하는 일은
점점 증가한다.
이런 비교에 따른 우울함을 줄이는 거의 유일한 길은
사람들이 사회가 공정하고 평등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여기서 평등은 기회의 평등과 평가 기준의 평등을 말한다.
공정한 경쟁에 의한 결과의 보상이 평등하다면 발전과
혁신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부동산, 취업, 입시, 군대 등 타인과
비교해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는 바로미터의 공정성이
흔들린다면,
비교당한 사람들의 분노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불행히도 최근 많은 사람이 자신의 위치가 공정한
평가에 의해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의문에 시달린다.
오이 조각을 받고 좋아하던 원숭이가 다른 원숭이가
받은 포도 알을 보고 화를 내는 건 공정함이 단지
인간만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백영옥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