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연가 / 김준태 겨울이 온다 해도 나는 슬퍼하지 않으리 멀리서 밀려오는 찬바람이 꽃과 나무와 세상의 모든 향기를 거두어 가도 그대여. 나는 오히려 가슴 뜨거워지리 더 멀리서 불어오는 12월 끝의 바람이 그 무성했던 그림자마저 거두어 가버릴지라도 사랑이여, 나는 끝끝내 가슴 뜨거워 설레리 저 벌판의 논고랑에 고인 조그마한 물방울 속에서도 때로는 살얼음 밑에서도 숨 쉬며 반짝이는 송사리 떼들 그 송사리 떼들의 반짝임 속이라도 내 마음을 비벼 넣으리 어쩌면 상수리나무 몇 그루처럼 산등성이에 머무는 우리 시대 그대여, 겨울의 그 끝은... 오히려 사랑의 처절한 불꽃으로 타오르리